사천시 축동면행정복지센터가 새 보금자리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총사업비 72억 원이 투입된 신청사는 사천IC복합유통상업단지 내 복합청사로 쾌적한 환경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카페, 다목적홀, 교육실 등 주민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행정과 복지가 함께하는 새로운 지역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어보니 불편은 이미 시작됐다. 청사 앞에는 차량 진입로가 없고 청사를 한참 지나야 하는 진입도로는 초행길 민원인에게 혼란을 준다. 안내 표지판조차 부족해 우왕좌왕하는 차량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주차공간이다. 직원 차량조차 수용하기 어려운 협소한 주차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사실상 민원인을 위한 주차공간은 없다. 누군가는 단지 내 도로변에 차량을 세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단지 분양이 본격화되면 주차난은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신청사는 기존 청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어졌지만 실제 이용 편의성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사는 새로워졌지만 접근은 불편하고 공간은 넓어졌지만 주차는 더 어려워졌다. 자칫 부딪힐 수 있는 높이에 날카로운 돌출부를 만든 건물 외관도 위험요소다.

주민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주차공간조차 없다면 행정복지센터가 과연 ‘복지’의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건물은 새로워졌지만 행정의 안목은 여전히 낡아있다. 주민이 찾는 공간이라면 건물보다 먼저 ‘길’을 열고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축동면행정복지센터 신청사 이전은 완성이 아닌 출발점이다. 겉모습의 변화보다 중요한 건 ‘찾기 쉽고 이용하기 편한 행정’이다. 행정의 품격은 건물의 높이나 화려함이 아닌 불편을 미리 해소하는 세심함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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