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공직자의 말 한마디는 곧 메시지다. 때로는 행정에 대한 신뢰까지 좌우한다. 일부 선출직 공직자들이 이 무게를 간과한 채 행사장에서 즉흥적이고 가벼운 표현을 서슴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다. 사석에서 웃고 넘길 수 있는 말도 공적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책임이 따른다.
최근 행사장에서 일부 주민들과 나눈 대화가 논란의 소지를 보인 것도 이러한 이유다. 당시 해당 발언을 두고 “부적절했다”는 말들이 이어졌고 행사 직후에는 “선출직 공직자에 걸맞지 않은 표현이었다”는 평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주 민망한 표현이 오갔던 만큼 구체적으로 옮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공적 지위를 가진 인물이 공개 석상에서 던진 가벼운 농담은 단순한 말실수를 넘어 공적 품격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일부는 웃어넘겼다 해도 다른 시민들은 “이런 태도가 정말 지역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공직자의 언행은 행정 신뢰와 직결된다. 사천처럼 지역 공동체가 촘촘히 연결된 곳에서는 행사장에서의 즉흥 발언 하나가 빠르게 확산되고 지역 이미지·정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시민들의 정치 불신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말에서 시작해 말로 무너진다’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공직자의 말에는 책임과 무게가 따른다. 일부 선출직 공직자들은 순간의 농담이 어떠한 파장을 낳을지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단순한 실언을 넘어 공적 책임 인식과 시민에 대한 경청 부족, 정치 감각 부재로 해석될 수 있다.
지금 사천은 우주항공청 청사 건립을 비롯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화를 앞뒀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지도자들의 언행은 더욱 신중하고 절제돼야 한다. 행사장에서 오간 몇 마디 농담이 지역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면 그것은 곧 시민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다.
지역을 대표하고자 한다면 시민들과 직접 마주하는 공간에서 사사로운 농담을 삼가고 공적 책임을 우선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사천 정치의 품격은 정책 이전에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